처음으로 FGI라는 것을 참관했다. 이중거울 뒤쪽에서 고객들이 하는 이야기를 매일 두시간씩 아무말 없이 들으며 참 재미있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비용의 효율성, 마케팅 활동의 효과성을 외치면서도 고객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참 엉뚱한 곳에 돈을 쓰고 있었달까... 공급자 관점의 생각이 얼마나 고객과 차이가 있는지...
첫째, 고객들은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브랜드가 운영하는 웹사이트나 광고 보다는 지인들의 이야기나 블로그, 커뮤니티에서 얻는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지독할 정도로 자신들의 웹사이트를 어떻게 예쁘게 꾸밀까만 고민하고 있다. 이미 이용한 고객의 AS차원에서라면 몰라도 신규고객 유입 채널로는 별로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블로그나 커뮤니티에서의 평판관리는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그 웹사이트를 관리하느라 바빠서... 이런 걸두고 밥팔아서 X사먹는다고 하는건가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둘째, 고객도 상식이 통하는 사람들이다. 서비스를 받는 과정 전체에서 친절을 기대하지 않는다.(물론 가끔 싸이코에 가까운 진상 고객도 있게 마련이다.) 직원이 바쁘면 그럴 수 있다고 너그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꼭집어 요기, 요기는 친절해야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브랜드는 어떤가? 전체가 친절해야한다고 한다. 모든 프로세스에서... 직원은 철인이고 감정도 없는 동물이 아님에도... 무조건 친절해라고만 이야기하면 과연 현장 직원들이 이해하고 수긍할까? 고객의 목소리를 조금만 들어보면 그 포인트가 보인다. 프로세스중 친절이 가장 핵심이 되는 포인트가.
셋째, 모든 것의 핵심은 역시 커뮤니케이션이었다. 보통 서비스 사업에서 고객들은 기술력, 가격 등에 대해 가장 중요한 가치를 두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제공 서비스가 전문적인 서비스(예 - 의료, IT등)일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고객은 기술력을 평가할만한 전문 지식이 없다. 실제 내과병원을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동네에서 유명한 내과 병원은 이른바 기술력(치료실력)이 좋다고 하지만 그것을 도대체 일반 내원 환자들이 어떻게 알 수 있는가? 그저 감기 걸려 한번 갔더니 약하루먹고 감기가 뚝떨어졌던 경험이 한두번 쌓이면 그냥 좋게 느낀다.(체험) 또 병원에 치료를 갔는데 의사가 매우 친정하게 증상을 듣고 알기쉬운 말로 병의 이유나 치료방법에 대해 설명해주면... 그냥 다 뛰어나다고 생각한다.(쉬운 설명) 결국 기술력, 가격등은 서비스 제공자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하는가에 달려있다는 거다.
단 3일 총 6시간 고객의 이야기를 들었을 뿐인데... 지독하게 회의(會議)해도 회의(懷疑)만 들던 것이 갑자기 맑아지는 느낌이랄까...언젠가 보았던 스파게티 먹는 포크에 모터를 달아서 쉼게 돌리게 만든 것을 보면서 '누가 저런걸...'이라는 생각을 한적이 있다. 아무도 원하지 않는 나만 필요하다고 생각한 서비스. 정작 개발하면 나조차도 사용이 꺼려지는 서비스... 어리석게도 우리사업역시 똑같은 짓을 하고 있었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역시 지혜는 말함이 아니라 들음에서 나온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PS: 중요한 Insight를 하나 빼먹었다.
네번째로, 고객은 서로 같지 않다는 것이다. "고객은 왕이라고 했던가?" 7~8명되는 몇안되는 사람중에서도 작은것까지 고민하고 곰곰히 생각하는 햄릿형 왕이 있나하면... 자신을 과시하고 사업장에서 자기를 알아봐주기만을 원하는 정신없는 벌거벗은 임금님형,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 부자에 버금가는 독재왕형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었다. 그들의 니즈를 하나로 묶어서 보편적 가치를 정의하는 것이 가능이나 할까? 쉽게 생각해서 앞서 예를 단것 처럼 의료서비스만 보더라도, 환자가 의사인 경우(전문가), 환자가 오래동안 병을 앓아온 경우(준전문가), 그냥 감기 환자(일반환자)가 다 다르고 그들을 대하는 서비스도 달라야 하는 것 처럼... 우리 사업에서도 차별적인 고객을 분리하고 그에 맞는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오늘날 같은 다양성의 세상에 어울리는 마케팅 방법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