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별의 친구는 시간만은 아니었던 것을..."
"... 너무나 사랑하여 이별을 예감 할때...."
- 김광석의 '슬픈노래'가사中 -
사랑 할 때 행복의 크기는 그것을 잃었을 때 슬픔, 괴로움의 크기와 같지 않을까?
상처를 잊기 위해 늦은 밤 책장을 만드는 대만 여자와 그것을 도와주기 위해 헐레벌떡 달려온 일본인 남자. 게다 둘은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다. 영화는 사랑의 상처로 정신이 나가 버린... '얼마나 아프면...'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않을 만큼 우스꽝스러운 행동으로 사랑을 잃은 그녀의 처절한 감정상태를... 순간의 몸부림에서 키스까지 이어지는 남자의 모습에서 이미 사랑의 열병이 식은 뒤 찾아오는 차디찬 외로움의 감정상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듯 했다.
"남자 친구와 헤어지다. 슬프다. 잠이 오지 않는다. 책장을 만들었다. 무거워서 옮길 수 없다. 미안하다. 당신의 몸을 이용했다...
그 사람이 보고 싶어서..."
"이해한다."
"나도 예전에 사람의 몸을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데 이용한 적 있어요"
"너무 오래됬다. 돌이키기엔 이미 늦었다."
둘은 여자의 남자친구를 찾아가게 되고 그에게서 싸늘한 말만 돌아온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
"비오는 날 오토바이는 싫다...
갑자기 터널로 들어갔다...
바람도 비도 사라졌다... 노란 불빛이 따스하게 감싼다"
"테츠 고마워"
"아리가또~네..(고마워)"
사랑이 끝날 때면... 의례... "사랑은 또 다른 사랑으로 치료"해야한다는 둥..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되는다는 둥... 감독이나 배우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이런 거였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의 사랑이 끝났을 때, 밀려오던 괴로움을 극복하게 한건 단순히 시간이나 또 다른 사랑만은 아니었다는 기억을 떠올려 보며...
그 시절 괴롭던 내손을 잡아주던 따스한 손에 대한 기억들을 끄집어 내본다.